삶의 전진을 위해 과거와 인사하는, <누에치던 방>
을 2016년에 열렸던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 관람했다. 당시 이 영화는 '현재'와 '과거' 두 시제가 조각의 형태가 되어 서로 개입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어렵지만 동시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반적으로 채도가 낮은 이 영화는 '잠실'을 배경으로 삼아 인간의 기억과 관계를 이야기한다. 지금 잠실은 최신식 건물들이 건축됨으로써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을 갖고 있지만, 잠실 어딘가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쓸쓸하고 공허한 공기만 계속되어 축적되고 있다. 오랫동안 축적된 그 공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잊고 있거나 외면하려고 애쓰던 과거를 회상해야만 했다. 이를 이완민 감독은 '현실'과 '비현실'을 개연성 없이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은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 구조 때문에 공감하기에는..
2019. 7. 14.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