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일상이 일으키는 물결, <얼굴들>
(2006)과 (2010)라는 다큐멘터리로 알려진 이강현 감독은 세 번째 연출작으로 자신의 첫 번째 극영화 을 찍었다. 일반적으로 극영화는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 간의 인과 관계로 인한 내러티브가 뚜렷하다. 하지만 의 경우, 장면과 장면 사이의 합리적인 연결보다 여러 이미지를 합쳐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반(反)내러티브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를 이미지의 총체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접근한다면 일상을 기록하는데 굳이 극영화로 접근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이미지를 하나의 집합으로 묶어 곱씹어본다면 미세한 삶의 운동이 불러일으키는 전진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의 이야기 전개는 인과성을 따르지 않지만, 이야기의 꼭짓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역할을 하..
2019. 8. 2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