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과 함께 혹은 유령이 되어 떠나는 여행: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해안가로의 여행> (Journey to the Shore, 2015) & 유은정 감독의 <밤의 문이 열린다> (Ghost Walk, 2018)
2015년에 제작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2015)과 2018년에 제작된 유은정 감독의 영화 (2018)는 ‘유령’과 ‘여행’이라는 소재를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영화 모두 삶과 죽음의 교차로를 거쳐 위로로 향해간다는 점에서 서로 많이 닮았다고 말할 수 있다. 최종 목적지가 ‘위로’인 여행인 두 영화의 전제는 두 가지 리얼리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삶을 살아가는 자의 리얼리티, 또 다른 하나는 망자 혹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자의 리얼리티다. 살아가는 자로서는 당연히 삶의 영역만이 유일한 리얼리티이며 이외의 리얼리티는 환상으로 인식되겠지만, 망자 및 죽음의 문턱 앞에 선 자로서는 죽음의 영역 또한 하나의 리얼리티다. 과 는 두 리얼리티를 이분법적인 구도로 그려내는 대신 공존하..
2019. 9. 8.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