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밀접한 운율 속에서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느리게 느리게 시간을 걷는다, 그럴 필요가 있으니까" (2013)와 (2016)을 거치면서 보다 더 확고히 운문처럼 운율적인 본인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한 장률 감독은 11번째 장편 로 돌아왔다. 소위 평단이나 관객이 ‘시적이다’라고 표현하는 영화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오로지 장률 감독의 영화만이 깊고 오래 지속 가능한 맛이 있는 운율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장률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법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기를 고민하기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히 지나치거나 필요하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느끼지 못한 삶의 리듬을 스크린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네아스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영화 제목의 부제인 ‘거위를 노래하다’는 극 중 ‘윤영(박해일)’이 읊은 중국 고시 ‘영..
2019. 8. 3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