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소년> (Le gamin au vélo, 2011)

2019. 9. 9. 01:18짧게라도 남기고 싶은 영화

영화 <자전거 탄 소년> (2011)의 주인공 소년 '시릴(토마 도레)'는 끝내 자신을 외면해버리는 아빠 때문에 괴로워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 '시릴'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자전거를 타고 도로 위를 질주하는 것이다. 근데, '시릴'이 자전거를 타는 순간 그의 모습에서 영화 <400번의 구타> (1959)의 주인공 '앙트완(장 피에르 레오)'이 보이기 시작한다. 두 소년 모두 가족에게서 심리적 안정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뿐더러, 둘 다 애착하는 대상을 갖고 있다. '시릴'은 자전거를, '앙트완'은 영화를 애착한다. 게다가, 엄청난 사고를 저지른 계기나 과정은 상이하지만, 아무튼 두 소년 모두 범법 행위를 저지른다. 하지만, 그 이후 두 소년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앙트완'은 강압적으로 감화원에 갇혀 상대방에게 용서를 빌고 구원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다. 이와 달리, '시릴'은 주말 위탁모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의 진심 어린 돌봄 덕분에 본인이 지은 죄에 대해 용서를 빌 뿐만 아니라 희망을 맞이할 기회를 얻는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자전거 탄 소년>은 <400번의 구타>과 상반되는 지점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앙트완'은 바다를 향해 열심히 뛰어가지만 결국 한계를 자각하는 반면, '시릴'에게는 자전거를 타고 달려갈 상대방이 있으므로 '시릴'이 결국 구원을 받고 성장할 거라는 굳건한 믿음이 형성된다.